"새우사료에 대한 기존 관념은 버려라"
사육 밀도나 수온에 따라 새우사료 선택해야
저밀도, 고수온엔 저단백사료, 고밀도 저수온엔 고단백 사료 급이
국내 새우양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사)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회장 이기봉)와 (사)한국양어사료협회(회장 한현섭) 임원들이 만나 새우양식 사료와 관련된 현안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1월 9일 오후 3시 국립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2층 중회의실에서 ‘(사)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와 (사)한국양어사료협회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어사료협회에서 한현섭 회장을 비롯해 경원사료 김광희 대표, CJ사료 김준범 팀장, 천하제일사료 배준영 수산사업부R&D 팀장, 사조동아원 연구소 김주민 박사, 우성사료 권윤길 특수사업본부 특수영업1팀장, 수협사료 박상모 고객지원부장, (주)카길애그리퓨리나 김경태 양어사업부 전략판매부장 등 메이저 사료업체들의 대표 또는 담당자들이 참석하였고, 새우양식총연합회에서는 이기봉 회장, 최병선 사무처장, 이홍완 전남도회장, 원성호 전북도회장, 이영선 충남도회장, 이윤재 인천시회장, 구연배 감사, 공현철 재무이사, 피길연 대외협력이사가 참석했다.
간담회를 주선한 양어사료협회 한현섭 회장은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사료도 많이 변해야하며 양식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라 서로 한자리에 모여 논의할 기회를 갖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현재 23~25개 정도의 양어사료 업체 중 새우사료를 생산하는 곳은 8개사이고 오늘 우성, 동아원, CJ 등 주요업체에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참석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그동안 사료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기탄없이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새우 양식어가도 어렵지만 새우사료 업계도 어렵다.”며 “일부 새우사료 생산을 포기한 업체도 생겨나고 있으니 새우양식총연합회가 많이 협조를 해줘야 새우사료 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새우양식총연합회 이기봉 회장은 “새우양식 단체가 창립된 이후, 또 거슬러 올라가 우리나라에서 새우양식이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올해에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양식어가 단체와 새우사료업체의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이런 모임을 자주 가질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으로 곡물가격, 전기요금, 각종 기자재 가격 인상 등 생산비는 증가했지만 올해 새우 생산량은 감소하여 사료업계의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우 사료는 지난해에 비해 1만 원 이상 오른 상황에서 국내 새우양식어가도 외국산 저가사료 도입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국내 새우사료 업체들에게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양식어가와 사료업계가 서로 협력하게 되면 이런 부분은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런 것을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된 만큼 상호 요구사항에 대한 기탄없는 정보교류의 장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간담회는 주로 새우양식총연합회 임원들의 질의에 대해 사료업계 담당자의 답변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주요 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존 국내 새우양식 방법은 저수온에 따른 고단백 사료 급이 방식을 고수해 왔지만 올해 일부 수입산 사료를 테스트해 본 결과 저단백 저가 사료로도 그 가능성을 보았다. 국내에도 저가형 사료를 보급할 의향은 없는가.
▶국내 새우양식에서 실제 적정수온으로 양식하는 기간은 2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중간양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고단백 사료로 1개월 동안 키우면 0.3g이 증가하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는 저단백 사료로도 2g이 증가한다. 새우가 자라지 않는 것에 대해 양식 어가는 그 책임을 사료의 질에 돌린다.
현재 국내 새우사료는 치하용, 중간양성용, 육성용으로 나누어 단백질 함량이 다르고 가격도 다르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양식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수온과 밀도에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단백질 36% 또는 34%로도 키울 수 있다. 즉 치하 때는 고단백, 크면 저단백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차라리 저수온기에 먹여야할 사료, 고수온기에 먹여야할 사료, 또는 저밀도일 때 사료와 고밀도일 때의 사료로 구분하는 편이 낫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양식 밀도에 따라 사료를 선택하는데 밀도가 낮으면 저단백의 저가 사료를 선택한다.
이러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종자가 정확하게 계수되어 양식장에 들어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저가형 사료는 일부업체에서 마케팅 차원으로 시작해볼 수 있으나 얼마나 팔릴지는 미지수다. 협의는 가능하다.
▪국내에서 새우사료에 대한 연구사례가 있나?
▶양식 어가마다 양식 시설, 구조, 종자, 사료 급이 방법 등 표준화된 양식 방법이 없어 새우사료에 대해 적용한 연구사례는 없었다.
▪사료를 현금으로 구매할 때와 여신으로 구매할 때 가격조정이 가능한지 여부와 대리점에서 마진을 많이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본사와 직거래를 할 수 없는지.
▶국내 대부분의 사료업체는 대리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현금거래일 경우 대리점과 협의하면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다. 사료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여신 때문이다. 일부업체는 본사에서 직거래가 가능하다.
▪사료의 가격은 1만 원 가량 인상되었어도 새우가격은 변동이 없다. 24년도 새우가격을 전망하면?
▶올해 하반기에 새우 사료가격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인상하지 못했고 이 상황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에는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업체들도 가격인상을 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래도 안 되면 인상할 수밖에 없다.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은 없나?
▶새우사료 가격은 인하요인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국내 사료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있다. 새우사료의 색깔을 까맣게 하려는 경쟁을 하고 있다. 즉 영양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색깔 경쟁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양식 어가들이 사료의 색깔이 까만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활성탄 등 여러 재료들을 추가하여 사료의 색깔을 까맣게 하려는데 비용을 추가하고 있다. 오히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료가 까만색을 띠면 소비자가 쳐다보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새우사료는 밝은 색을 띤다.
새우사료에서 영양보다는 오히려 사료의 물성이 더 중요하다. 일부양식장은 사료를 하루 2번 급이 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사료를 주면 물성이 12시간 지속돼야 하는데 6시간 만에 사료가 흩어진다면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료가 사료로서 값어치를 하려면 영양보다는 물성이 더 중요한 이유다.
▪동남아에서 펠릿 사료를 주로 생산하는데 국내업체들은 EP사료만 생산하는 이유는?
▶국내 새우사료 시장은 고작해야 6개월이다. 팰릿 사료기계로는 다른 사료를 제조할 수 없어 나머지 기간은 공장이 놀아야 한다. 그러나 EP사료기계는 다른 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 국내에서 양식 어가들이 물성이 강해 풀어짐이 적은 사료를 선호한다는 점 등의 요인으로 점차 국내 새우사료는 EP사료로 정착되었다.
▪외국에서는 팰릿 사료도 물성이 오래 간다고 하는데.
▶새우 사료 제조공정을 보면 팰릿사료는 온도가 최대 90℃를 넘지 않는 상태로 국수기계로 국수를 뽑아 절단하듯 제조하는데 비해 EP사료는 120~130℃의 고온과 고압으로 생산을 하므로 풀어짐이 적고 물성이 오래간다. 최근에는 팰릿사료도 압력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더블팰릿팅이라는 방식으로 EP에 준하는 경도를 유지하도록 생산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1차 팰릿 과정을 거친 후 2차로 포스트컨디션 과정을 추가하여 130℃에서 30분 정도 유지시켜 EP사료의 건조과정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생산하여 물성이 강화되었다.
▪국내 업체의 사료는 기름에 튀기는데 비해 팰릿 사료는 기름에 튀기지 않는데 그 차이점은?
▶새우사료를 기름에 튀기는 과정은 단백질과 지방의 성분을 맞추기 위한 오일코팅이라고 보면 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고지방 함량을 맞추기 어렵고 오일코팅을 하지 않으면 사료 입자 자체에서 가루가 발생하여 양식장에서 사료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가루발생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국내업체들이 오일코팅을 하고 있다.
▪새우양식총연합회는 새우양식산업 발전을 위해 2024년도에 새우양식 임의자조금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광어, 뱀장어, 한우, 김 등 자조금단체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자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판매, 도축과정에서 일정 비율의 자조금을 징수하고 있다. 새우사료업체들이 사료 판매수익금 중 일정비율의 금액을 회원들의 자조금으로 출연해줄 의향은 없는가? 새우양식 자조금이 조성되면 일부는 새우사료 제조와 관련된 분야에 지원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오늘 처음 듣는 얘기이므로 오늘 결정하기는 어렵고 각 업체별로 돌아가서 협의 후 결정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발제한 것으로 했으면 한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양식 어가와 사료업체 간의 상호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과 관련 이기봉 회장은 간담회를 마치면서 “상호 소통을 통해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었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를 자주 열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