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나라 일기장/양식장의 하루

양식장에 물빼기

통일왕새우 2021. 5. 6. 22:31

양식장을 경매로 낙찰 받고 나니 준비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숙소는 컨테이너 2동을 관리사로 들여 놨으니 됐고 이제는 그 넓은 양식장을 정비해야할 차례다.

양식장면적은 총 14,000평. 그런데 몇 년 전 건설업자가 이곳을 바다낚시터를 만들기 위해 토목공사(?)를 해놨다. 여기저기 바닥을 파서 흙을 쌓아 놓고 하우스도 망가뜨려놓고....

그동안 몇년간 방치된 양식장 안에는 원래 있던 해수와 비가 올때 모여든 빗물로 가득했다. 또한 내부는 쌓아 놓은 흙과 갈대로 어지러운 상태다.

양식장 내부가 물로 가득차 있다.
오래 방치된 탓에 갈대도 무성하다.

중장비를 동원해 토목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식장 안에 있는 물을 빼서 바닥을 말려야 한다. 양식장 안은 원래 뻘로 되어 있어 수분이 있으면 푹푹 빠지기 때문에 중장비가 들어와 작업을 할 수 없다.

물은 수중펌프를 이용해  빼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전기를 끌어와야 한다. 전기 공급을 재개 시켜 놓고 배전반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노지에 오래 방치된 배전반들은 문짝이 떨어지고 녹이슬고 누전차단기도 고장난 것들이 있어 보수가 필요했다.

전기배전반을 손보고 있다.

전기를 보수한 후에는 수중펌프와 배수펌프 몇 대를 동원해 물을 빼기 시작했다. 물은 제방 너머 바다로 직접 뺐다. 처음에는 배수 배관을 바닷쪽으로 늘여 놓기만 했는데 밀물이 들어 온 다음에 가 봤더니 호스가 다시 제방쪽으로 밀려와 썰물이 빠져나간 후 제방쪽에 붙어서 제방을  파먹고 있었다. 부랴부랴 비계용 쇠파이프를 찾아다 바다쪽 뻘에 박아 배수용 호스를 고정했다. 이제는 기다릴 뿐이다. 얼마나 빨리 물을 빼느냐 하는 것은 양수기가 할 몫이다.

펌프로 물을 퍼내고 있다.
둑 너머 반대쪽 호지의 물은 둑을 파서 낮은 곳으로 모았다.
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배수되는 물로 제방 앞의 뻘이 패이고 있다.
바닥을 드러낸 양식장 야외 호지
낮은 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