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나라 일기장/양식장의 하루

축제식 양식장 물 받기 준비

통일왕새우 2023. 3. 20. 19:56

양식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할 일은 해수를 끌어오는 ‘물받기’ 작업이다. 이곳 강화도 인근 서해 바다는 한강과 임진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곳이라 뻘이 많이 쌓이는 지역이다.
바닷물도 뻘이 많이 섞여 있어 물 색깔이 온통 회색빛이다. 조수간만의 차이도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나라에서 인천지역의 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큰 편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시기 몇일 간은 그래도 바닷물의 새깔이 파란빛이 돌긴 한다. 바닷물의 흐름이 약해지기 때문에 바닥의 뻘을 심하게 훑고 가지 않아 바닷물이 약간 맑아지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은 대개 이 조금 기간에 물을 받는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깨끗한 물을 받을 수 있다. 육상 수조에 물을 받아봐도 이때 받은 물은 가라앉는 뻘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물 흐름이 심한 시기에 바닷물을 받게 되면 24시간 이상 가라앉혀도 물이 맑지 않다. 그래서 보통 이틀 정도 가라앉혀 사용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축제식 호지 전체에 바닷물을 받기 위해서는 시기를 따질 수 없어 무조건 물을 끌어 오는 수 밖에 없다.
작년에 물을 받은 경험을 살펴 보겠다. 작년에는 바닷쪽에 가까운 호지에 75밀리 관 3개로 물을 받았다.


그리고 그 물이 어느정도 찬 후 바닷쪽 호지의 물을 바로 안쪽의 호지로 넘겼다. 이때는 이미 바닷쪽 호지의 물은 뻘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고 이 맑은 물을 안쪽의 호지로 옮겼다. 그리고 바닷쪽 호지에는 물이 빠져나간 만큼 또 바다에서 펌핑을 하여 해수를 끌어 왔다.


그 후 두 호지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소독을 하고 같은 양의 새우종자를 넣고 양식을 했는데 바닷쪽 호지의 물이 안쪽 호지 물보다 상대적으로 양식이 끝날때 까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미생물도 더 투입을 해보았지만 물 상태가 불안불안 할 정도로 늘 조바심을 내며 양식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안쪽의 호지 보다 사료의 양을 적게 넣게 되었고 그 결과 마지막 출하시기에 새우 크기도 차이가 났다.


안쪽호지의 새우는 kg당 20미 정도 사이즈 였는데 바닷쪽 호지는 kg당 22미 정도 나왔다. 다른 사람이 보기는 비슷해 보여도 우리 눈에는 차이가 나타나 보였다.
그래서 올해는 저수지를 많이 확보해 우선 1차로 저수지에 바닷물을 받아 가라앉힌 후 이 물을 양식 호지로 옮기기로 하였다.
작년에 바다쪽으로 깔아 놓은 75밀리 청고압 호스의 일부가 뻘에 묻혀버려 오늘은 날 잡아 이것을 파 내느라 삽질을 개오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