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양식업/새우양식기술

큰 놈, 아주 큰 놈

통일왕새우 2018. 6. 28. 20:38


새우 양식 도중 이놈들의 체중을 알아보기 위해 계체량 측정을 할때가 있다. 뜰채로 수조 안의 새우를 떠보면 유독 큰놈이 있다.
다른 녀석들 보다 조금 더 컷다면 ‘열심히 잘 먹어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하겠지만 이 놈들은 아주 큰놈들이다. 일반 동기들의 평균체중이 0.1~0.2g 정도 된다면 큰놈들은 약 5g 정도 되고 아주 큰놈은 6g을 넘기도 한다. 약 30~50배 이상 더 자란 것이다.
새우가 빨리 큰다는 게 좋은 일 아닌가?
하지만 양식업자 입장에서는 이게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빨리 성장한 놈들의 십중 팔구는 제 동기를 잡아먹고 컸기 때문이다.
새우는 갑각류다. 새우, 가재, 게 등 두꺼운 껍질을 갖고 있는 갑각류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 탈피를 한다. 갑각류들이 몸이 자라면서 기존의 좁아진 껍질을 벗어버리는 과정을 탈피라 한다. 탈피를 하고 나면 부드러운 맨살이되고 그 위에 다시 크고 딱딱한 껍질이 덮이게 된다.
그래서 새우들은 탈피를 한 후 몸에 딱딱한 보호막이 없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숨어 다닌다. 그런데 탈피하지 않은 녀석들은 탈피한 후 숨어있는 녀석들을 찾아가 이마에 난 뿔각으로 탈피한 녀석의 그 연한 살을 콕 찔러 꼼짝 못하게 한 후 잡아먹는다.
이렇게 한번 두번 동기들 잡아먹는 재미를 붙이면 그 다음부터는 사료보다 탈피한 동기에게 눈독을 들이게 된다. 새우는 단백질 덩어리 인데 이런 단백질만 많이 먹다보니 동기들보다 유독 빨리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사료에도 단백질이 있지만 많아야 50% 전후이다. 그런데 순수한 단백질을 많이 먹었으니 당연히 빨리 클 수 밖에....
이렇게 동기들을 많이 잡아먹는 큰놈, 아주 큰놈들이 많아지면 양식업자 입장에서는 새우의 물리적 숫자가 적어지니 걱정이되는 것이다.
잘 키우는 양식은 모든 새우가 고루 잘 크도록 하는 것이다. 먹이의 양과 사육환경을 잘 맞춰줘야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놈들이 동시에 탈피하도록 유도하는 것. 그러면 모두가 옷을 벗었으니 누굴 잡아먹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