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중장비를 구해 작업을 시작했다. 중장비는 아침 7시 40분에 도착했다. 불도저 1대, 포크레인 1대.
오후 2시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는 불도저 사장님이 일요일 밖에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요즘 같은 봄철이 중장비가 가장 바쁜 시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매일 공사가 잡혀 있는데 일요일만 쉬려고 일을 안잡았는데 내가 하도 사정을 하니 쉬는 날 일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잘 아는 중장비 회사 거래처 사장님에게 부탁하여 퍼크레인도 1대 데리고 왔다.이번 작업은 불도저와 포크레인이 협동해서 공사를 해야 하는 작업이다. 불도저가 흙을 밀어다 주면 포크레인이 흙을 쌓고 정리하는 일을 한다.
그러나 불도저가 오늘 하루밖에 시간이 없어서 급한대로 불도저가 할 일을 먼저 해 놓고 빠지면 나머지는 포크레인이 마무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도저는 가운데부터 가장자리로 흙을 밀어다 쌓는다. 가운데를 깊게하여 물이 가운데로 모이도록 구배를 잡았다.
그 시간 포크레인은 예비수조로 사용할 곳을 깊이 파고 둑을 만들도록 했다.
오전 11까지 3시간 만에 첫번째 호지의 공사가 끝났다. 두번째 공사는 1,300평 규모의 길다란 호지를 500평 규모의 호지 2개와 끝쪽에 저수용 예비수조를 만드는 일이다.
하나의 호지를 3개로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둑을 2개 만들어야 한다.
불도저는 바닥을 밀어 둑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운데쪽으로 깊어지도록 구배를 만들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던 날씨가 더 흐려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2시가 되니 정말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장마철 장대비 같은 비가 왔다. 노지 바닥은 지난 6일 동안 바짝 말라 거북등 처럼짝짝 갈라졌었다. 그 위로 비가 쏟아져도 처음 1시간 정도는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았다. 바짝 마른 바닥이 빗물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에 장사 없듯이 쏟아지는 비에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불도저로 바닥을 밀어서 둑을 쌓는 일을 마무리 해 놔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빗속에 우산을 받쳐들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작업을 지시하고 그대로 작업을 하는지 살폈다. 불도저가 가운데 물이 모이는 곳 중심을 잘못 잡고 엉뚱한 곳을 깊게 파는것도 바로잡아 다시 파게 했다.
어느덧 두 개의 둑이 만들어 질 무렵 시간은 오후 5시. 작업 시간이 다 지났다. 비가 많이 내려 호지의 가운데 부분은벌써 물이 많이 고였다. 중장비 사장님께 사정하여 늦더라도 대강 일망정 일을 마무리 짓자고 했다. 사장님도 오늘 하루 밖에 일을 못 해준다는 미안함 때문인지 일단은 일을 더 해주기로 했다.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내 눈에는 아직도 미진한데가 많은데 중장비 사장님이 장비를 정지했다. 힘도들고 이젠 기름이 떨어져서 못하겠단다. 나도 기름이 떨어졌다는 말에는 작업을 더 해달라고 요구할 수가 없었다.
포크레인은 예비수조쪽 둑을 절반 정도 쌓다가 시간이 되자 가버렸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 해 준 불도저 사장님께 추가시간 수당을 잘 챙겨 드렸다. 이렇게 급한대로 첫번째 작업이 끝났다.
이날 비는 밤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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