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나라 일기장/양식장의 하루

노지조성공사(2)

통일왕새우 2018. 7. 22. 07:07



1차 노지조성공사 중 비가 오는 바람에 작업중이던 노지에 물이 찼다. 가운데 깊은 곳은 물이 정강이까지 찼고, 가장자리도 발목까지 찰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비가 그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역시 호지의 물빼기. 공사 때문에 거두어 두었던 호스를 다시 늘여 놓고 수중펌프를 연결한 후 물을 밖으로 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공사로 가운데를 깊게 파 놓아 물이 가운데로 모인 덕에 공사 전처럼 낮은 곳에 고여 있는 물을 빼기 위해 장비들을 이리저리 옮겨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래서인지 전 같으면 이 정도 물 양이면 물 빼는데 3일정도 소요될 작업이 단 하루만에 끝났다.  그렇다고해서 곧바로 공사를 재개할 수는 없었다. 바닥을 다시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3~4일 동안 바닥을 말렸다.   그러나 바닥이 마를만 하면 또 비가 왔다. 1주일 넘게 바닥이 마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 사이 내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하는 수 없이 작업을 강행하기로 하고 중장비 업자를 골라 작업 일정을 정했다.

두번째 공사가 시작되었다. 포크레인 1대를 동원하여 호지의 둑 보수작업과 새로 만든 둑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을 했다. 호지의 바닥 경사도 부드럽고 깔끔하게 정비했다. 둑과 바닥 정비가 끝나면 가운데를 1미터 정도 깊게 파고 커다란 물통을 묻었다. 슬러지를 모아 밖으로 빼내기 위한 슬러지 침전조이다.

마지막으로 포크레인을 이용해 삼강망을 칠 수 있도록 철제 파이프를 여러개 박았다. 건축용 비계로 사용하는 철제 파이프를 3미터씩 잘라 그 중 1미터 깊이로 바닥에 세워 박은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새우가 자라면 출하 하기 위해 잡아야 하는데 이때 새우를 잡는 도구인 삼강망을 칠 때 사용할 기둥이다. 호지에 물이 다 찬 뒤 삼강망을 치기 위한 말뚝을 박으려면 천상 배를 타고 배 위에서 파이프를 박아야 하는데 움직이는 배 위에서 파이프를 깊게 박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중에 고생 덜 하기 위해 미리 박아 두면 좋을 것 같아 박게 된 것이다.

그런데 포크레인 1대로는 하루에 호지 1개 밖에 작업이 안됐다. 예비호지까지 4개를 3일 동안 마무리하기 위해서 3일째 되는 날에는 포크레인 1대를 더 불러 작업을 했다. 결국 3일째 되는 날 겨우겨우 노지조성공사가 끝났다.


중간에 새로 만든 둑의 높이가 낮아 둑을 더 높이라고 지시를 해도 새로 투입된 포크레인 기사는 대강대강 하면서 시간만 죽였다. 마음에 안들어 다시 작업 하라고 시켰는데도 역시  마음에 들지않게 작을을 하길래 나중에는 욕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아가며 다시 작업을 시켜 겨우 엉성하지만 둑 높이와 모양이 잡혔다.

이 사람은 일은 거지 같이 해도 작업 종료시간이 다가오면 먼저 작업 마무리 준비를 한다. 그래서 더 시키고 싶어도 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업을 잘해 주면 보너스를 챙겨주려던 것도 그만 두었다. 미진한 부분은 나중에 내가 몸으로 때울 생각을 했다. 이렇게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노지 조성공사는 모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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